우주선 소개
우리는 종종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. 태어났으니까, 살아야 하니까, 남들 다 이러고 사니까 와 같은 이유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무의미한 하루들만 남게 됩니다. 직업이 없을 때는 이런 허무함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. 어느 날 친구들과 만나 4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동네 길을 걸었습니다. 한 친구가 "나 사실 아침에 일어나기 너무 귀찮았는데, 그거 이겨내고 나와서 이러고 있는 이 순간 너무 소중하다."라고 말했어요. 그때 이런 순간들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마음이 힘들 때 꺼내보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
무업 기간이 지속되는 동안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나와 동료들을 매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. 그 속에서 우리가 소중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'우리는 소중해'라는 소모임을 만들었습니다. 눈을 감고 고요한 공기 속에서 각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생각을 나누었습니다. 근사한 말은 필요하지 않았어요. 귀찮음을 이겨내고 집 밖으로 나와서 소중해, 지금 우리가 모인 각각의 이유는 조금씩 달라도 여기 존재하기에 소중해, 오늘의 기억을 가질 수 있어서 소중해, 고양이가 나를 사랑해줘서 소중해.
여러 개의 마음을 가지고 와서 우리는 소중하다는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는 길은 매일 마주했던 평범한 날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. 매일 짧게라도 일기를 쓰면 내 마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듯이 잠깐이라도 내가 소중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어느새 우리는 이유가 없어도 나 자신 그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? 직업이 없어도, 돈을 벌고 있지 않아도, 하고 싶은 일이 없어도 말이에요.